쿠키리스 시대, 시작은 구글의 선택에서 비롯되었다
웹사이트는 방문자의 정보를 기억하고,
다음 방문 시 활용하기 위해 '쿠키(cookie)'라는 작은 데이터를 저장합니다.
그중에서도 '서드파티 쿠키(Third-Party Cookie)'는
다른 회사의 광고 시스템이
내가 방문하지 않은 사이트에서도
나의 행동 정보를 수집해 맞춤 광고를 제공하는 기술입니다.
하지만 이 기술은 사생활 침해 논란으로
많은 비판을 받아왔고,
결국 쿠키 없이 운영되는 디지털 환경인
'쿠키리스(cookie-less) 시대'가 등장하게 됩니다.
그 시작은 구글이 크롬 브라우저에서
서드파티 쿠키 지원 중단을 선언하며 본격화됐습니다.
2024년 7월, 구글은 전면 폐지를 철회하고
사용자가 직접 쿠키 허용 여부를 선택하는
'사용자 선택' 모델로 정책을 전환한다고 발표했습니다.
또한, 광고 타깃팅과 성과 측정을
쿠키 없이도 가능하게 하기 위한 기술인
'프라이버시 샌드박스'도 함께 개발·도입되고 있습니다.
2025년 4월 기준, 사용자는 크롬에서
쿠키 설정을 조정할 수 있으며,
이 조치는 광고업계의 전략 재정비 시간을 확보해 주는 조치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쿠키리스 시대의 본질과 배경,
그리고 그 속에서 마케터들이 준비해야 할
전략적 대응 방안을 살펴보겠습니다.
마케팅 환경 구조 자체가 바뀌고 있다
앞서 살펴본 쿠키리스 시대의 도래는
단순한 정책 변화가 아닌,
마케팅 시스템의 구조적 재편을 촉발하고 있습니다.
기존 퍼포먼스 마케팅은
사용자 추적 기반의 정밀 타깃팅을 통해
ROI 측면에서 높은 효율을 자랑해 왔습니다.
그러나 애플의 iOS 14.5 앱 추적 투명성(ATT) 정책과
구글의 쿠키 지원 정책 변화는
리타겟팅 중심 광고의 성과를 크게 떨어뜨리고 있습니다.
구글 애드 매니저는 2019~2020년 실험에서
서드파티 쿠키 제거 시 퍼블리셔의 광고 수익이
평균 52% 감소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습니다.
또한 2024년 실험에서는
Privacy Sandbox를 적용할 경우
감소폭이 줄어들 수 있다는 결과도 제시되었습니다.
Digiday+가 2024년 2분기에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마케터의 24%는
"쿠키가 2025년 2분기 이후 사라질 것"이라고 응답했습니다.
이는 단순한 불편함이 아니라,
마케팅 ROI 구조 전체를 흔드는 근본적 충격임을 시사합니다.
더 이상 과거의 타깃팅 전략만으로는 생존할 수 없습니다.
지금이야말로
데이터 수집 방식과 고객 접점 전략의
본질적 전환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퍼스트파티 데이터 기반 CRM 마케팅이 중심 전략으로 부상
쿠키리스 환경에서의 생존 전략은
더 이상 기술이 아닌 '신뢰'에서 출발해야 합니다.
광고 추적 기술이 약화된 지금,
퍼스트파티 데이터 기반 마케팅이
가장 강력한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퍼스트파티 데이터'는
브랜드가 직접 수집한 고객 정보를 의미하며,
이를 기반으로 한 CRM(Customer Relationship Management) 마케팅은
고객과의 신뢰 관계를 강화하고
지속적이고 정교한 개인화 커뮤니케이션을 가능하게 합니다.
그렇다면 현재 기업들은
어떤 데이터 전략으로 이를 실행하고 있을까요?
아래는 기업들이 활용하는 주요 데이터 유형과 그 목적입니다.
데이터 유형 | 수집 방식 | 활용 목적 |
퍼스트파티 | 웹사이트·앱 행동 데이터 | 고객 세분화, 캠페인 개인화 |
제로파티 | 고객 자발적 응답 (Forrester가 2020년 정의한 개념) |
제품 추천, 설문 기반 마케팅 (예: 선호도, 프로필 입력) |
세컨드파티 | 제휴사 공유 데이터 (예: 항공사와 호텔 체인이 고객 정보를 교환해 맞춤형 제안) |
협업 캠페인, 고객 프로파일 확장 |
서드파티 데이터의 활용도가 낮아지는 지금,
자체 데이터를 중심으로 한 CRM 전략은
고객과의 직접 접점을 설계하는 핵심 수단이 되고 있습니다.
단순히 데이터를 많이 확보하는 것이 아닌,
고객이 스스로 공유하고 싶은 관계를 설계하는 것이
마케팅 성공의 분기점이 되고 있습니다.
생성형 AI와 멀티모달 마케팅의 통합 가속화
퍼스트파티 데이터를 중심으로 한 CRM 전략이 강화되는 동시에,
이 데이터를 더 빠르고 정교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돕는 도구가
바로 생성형 AI입니다.
특히 생성형 AI와 멀티모달 기술의 통합 활용이 빠르게 확산되며,
단일 채널 중심의 마케팅 전략은 점차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습니다.
2024년 IDC Korea 조사에 따르면,
국내 상장 기업의 74%가 마케팅에 생성형 AI를 도입했으며,
2025년까지 85%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 중 다수는 텍스트·이미지·영상이 통합된 멀티모달 AI를
콘텐츠 자동 생성에 적극 활용하고 있습니다.
Gartner(2024)는 글로벌 기업의 48%가
텍스트·이미지 통합형 멀티모달 AI를
콘텐츠 자동 생성에 활용 중이라 밝혔습니다.
또한 Nielsen은 2025년 마케팅 예산의 35%가
MMM(Marketing Mix Modeling)과 CRM 인프라에
투자될 것이라 예측했습니다.
이러한 AI 도입은 단순한 트렌드를 넘어서
기업 내부 시스템의 변화를 이끌고 있습니다.
이제 AI는 콘텐츠 제작 도구를 넘어서
의사결정까지 관여하는 마케팅 파트너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사람 중심 전략 위에 AI 중심 실행 체계가 더해지며
디지털 마케팅의 본질은 완전히 재편되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데이터를 얼마나 많이 보유하느냐보다
어떻게 창의적으로 활용하느냐가
마케팅의 승패를 가를 핵심이 될 것입니다.
AI 시대에 적응한 신규 마케팅 기술과 채널 전략
앞서 살펴본 생성형 AI의 확산은
퍼스트파티 데이터를 정교하게 활용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했습니다.
이제 마케터들은 이 데이터를 기반으로
새로운 기술 채널과의 통합을 시도하며,
광고 효율성과 개인정보 보호 사이의 균형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특히 서드파티 쿠키의 약화는
API 기반의 마케팅 기술이 주류 전략으로 부상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현재 가장 주목받는 기술은
구글의 '프라이버시 샌드박스'를 중심으로 제공되고 있으며,
아래는 대표적인 API들의 역할과 제공 주체입니다.
기술명 | 주요 역할 | 제공 주체 |
Topics API | 관심사 기반 광고 타깃팅 | |
Protected Audience API | 리마케팅 기능 대체 | |
Attribution Reporting API | 클릭·노출 성과 측정 |
이 기술들은 공통적으로
사용자의 식별 정보를 직접 활용하지 않으면서도
광고 성과 분석 및 타깃팅을 가능하게 하는 구조입니다.
구글은 크롬에서 이 API들을 통합 적용해,
개인정보 보호와 광고 성과의 균형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중요한 점은,
이러한 기술이 단지 기존 쿠키의 대체재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글로벌 규제와 소비자 기대 변화에 따라,
마케팅 전략은 기술 중심에서
투명성, 동의, 데이터 최소화, 사용자 통제권 등
개인정보 윤리를 내재화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으며,
이를 선제적으로 반영한 기업만이
신뢰와 성과를 동시에 확보할 수 있습니다.
검색 엔진 중심 마케팅의 부활: SEO·SEM 중요성 확대
개인정보 중심 마케팅이 기술적 한계에 다다르면서,
사용자의 검색 의도에 기반한 마케팅 전략이
다시 중심에 서고 있습니다.
이제 브랜드는 추적 기술보다,
소비자가 자발적으로 정보를 탐색하는
'검색의 순간'을 포착하는 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2023년을 기점으로 구글의 국내 검색 점유율은 30%를 돌파하며,
네이버 중심의 독점 구조에 균열이 생겼습니다.
StatCounter가 발표한 2025년 5월 기준 자료에 따르면,
구글이 약 38%, 네이버가 약 48%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국내 검색 시장은 양강 구도로 재편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한 점유율 이동이 아니라,
검색 채널을 중심으로 한 디지털 마케팅의 전략 전환을 의미합니다.
특히 'SEO(검색엔진최적화)'와 'SEM(검색광고)'은
AI 기반 검색 기술의 발전과 함께
사용자 의도 중심의 콘텐츠 전략과 결합되며
그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2023년 이후,
AI 검색, SEO, 검색 의도 등 관련 키워드의 검색량과
업계의 실질적 관심도 모두 크게 증가했습니다.
이제는 "고객을 찾아가는 마케팅"에서
"고객이 스스로 찾아오는 마케팅"으로의 전환이,
브랜드의 지속 가능성을 좌우하는 핵심 전략이 되고 있습니다.
국내 기업의 실제 대응 사례
국내 주요 기업들도
검색 기반 전략과 퍼스트파티 데이터 중심 마케팅 흐름에 발맞춰,
생성형 AI와 고객 데이터 플랫폼을 접목한 전략적 대응을 본격화하고 있습니다.
삼성전자는 2024년부터
자사 커머스 채널과 다양한 제품군에
생성형 AI 기반 추천 시스템과 콘텐츠 자동화 기술을 도입했습니다.
AI 기반 타깃팅과 자동화를 통해
광고 및 마케팅 효율을 높이고 있으며,
고객 전환율 증가와 비용 절감 등 실질적인 성과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롯데그룹은 8개 계열사 이상에서
'고객 데이터 플랫폼(CDP)'과 AI 추천 시스템을 구축하고,
퍼스트파티 데이터를 통합하는 전략을 실행하고 있습니다.
특히 롯데온 등 일부 계열사에서는 A/B 테스트 결과,
구매전환율이 30% 이상 증가한 사례도 공식적으로 확인되고 있습니다.
이처럼 두 기업 모두
'데이터 기반 자동화와 고객 맞춤 전략'을 통해
디지털 마케팅 경쟁력 강화에 성공하고 있습니다.
단순 효율 향상을 넘어,
고객 경험 혁신과 지속 가능한 경쟁력 확보라는
전략적 가치 실현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이제 기업에게 중요한 건 기술 자체가 아니라,
그 기술을 어떻게 고객 중심 전략에 녹여내는가입니다.
이 점이 바로
앞으로의 마케팅 성공 여부를 결정짓는
핵심 차별화 요소가 될 것입니다.
마케터가 준비해야 할 미래 생존 전략
마케터의 역량도
기업의 전략 변화와 함께 빠르게 재편되고 있습니다.
앞서 살펴본 국내 기업 사례처럼
이제는 단순한 툴 조작이 아니라
데이터를 전략으로 전환하는 실행력이 요구됩니다.
특히 쿠키리스 시대에는
기존의 자동화 마케팅보다
직접 수집한 데이터를 얼마나 정교하게 활용할 수 있는가가
핵심 경쟁력이 됩니다.
이러한 변화에 따라
현업에서는 다음과 같은 핵심 역량을
마케터에게 필수 조건으로 요구하고 있습니다.
직무 역량 | 필요 이유 |
GA4 및 태그 구현 능력 | 쿠키리스 환경에서도 정확한 전환 추적 필수 |
멀티모달 AI 콘텐츠 기획 | 동영상, 이미지, 텍스트 통합 마케팅 전략 수립 |
MMM 모델링 분석 | 광고 매체별 투자 효율 평가 |
T자형 역량 (도메인+기술 융합) | 전략 기획과 기술 실행을 동시에 수행 가능 |
이러한 역량들은 단순한 도구 사용을 넘어서
고객의 행동을 읽고, 데이터를 기반으로
실질적인 마케팅 전략을 설계하는 데에 핵심이 됩니다.
특히 변화하는 기술 환경 속에서는
'실행 중심의 사고'와 '사용자 경험 중심 전략'이
성과를 좌우하는 요소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미래의 마케터는
단순히 도구를 배우는 것을 넘어서
도구를 전략화하고, 데이터를 언어처럼 읽을 수 있는 능력이
생존을 좌우할 것입니다.
이는 결국
"기술 중심"에서 "이해 중심"으로의
역량 철학 전환이 필요하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기술의 변화가 아니라 철학의 전환이다
쿠키리스 시대는 기술의 단절이 아닌
디지털 마케팅의 철학을 다시 묻는 전환점입니다.
서드파티 쿠키의 종말, 퍼스트파티 데이터 전략,
AI의 통합적 확산, 그리고 검색 중심 구조의 부활까지.
이 모든 변화는 단순한 도구 교체가 아닌
'신뢰와 투명성이라는 가치 재정립'의 흐름 속에 놓여 있습니다.
생존 전략은 더 이상
기술의 빠르기에서 결정되지 않습니다.
고객의 권리를 존중하고, 데이터의 의미를 해석하며
AI를 도구가 아닌 관계의 매개로 삼는 기업이 살아남습니다.
관찰해 보면, 진짜 경쟁력은
기술을 아는 기업이 아니라
기술을 어떻게 사용할지를 아는 기업에서 나옵니다.
마케팅도, 데이터도, 콘텐츠도
결국 사람의 신뢰 위에서만 완성됩니다.
이제 필요한 건
더 많은 기술이 아니라,
기술을 대하는 더 나은 철학입니다.
돌아보면, 기술은 언제나 진보하지만
신뢰를 얻는 방식은 크게 변하지 않습니다.
그 본질을 잊지 않은 기업만이
데이터 너머 사람과 연결되는 시대를 주도할 수 있습니다.